언어가 통일되어서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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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9-11 16:09 조회11,68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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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언어가 하나로 통일되면 여러가지로 편리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 언어가 통일이 되어서 안 될 이유를 밝힌 글이 하나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우리말을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가 되고, 영어공론자들에게는 하나의 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글은 교육신문(2015. 9. 7일자 5쪽)에 실린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의 글이다. 제목은 '언어는 통일될 수 없다' 이다.
(중략 ...) " 그러나 한 나라 말을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해 본 사람들은 다르게 말한다. 인간이 언어로 진리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여러 개의 언어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것을 산이라 부르고, 어떤 것을 들이라 부르고, 어떤 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어떤 것을 증오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말로 분별되는 세계는 그 분별하는 말만큼 확실한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언어의 불확실성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산과 들이 이어져 있을 경우 어디까지가 산이고 어디까지가 들인지 그 경계가 명확히 구별되지 않는다. 낮과 밤, 오전과 오후라는 시공간의 개념도 실제에서는 그 경계가 모호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말에는 그렇게 부르기로 한 정식 계약과 그렇게 부르기로 양보하는 이면계약이 있다. 언어는 통일이 될 수 있어도 이 이면계약은 통일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겐 확실한 것이 다른 부류에게는 불확실한 것이 된다. 다른 언어가 만날 때 이 불확실한 것들이 솟아올라 산과 들을, 사랑과 증오를 새롭게 고찰하고새롭게 정의하게 한다. 진리는 늘 새로운 내용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가 우림말을 잘 가꾼다는 것은 우리만을 위한 의무가 아니라 인류를 위한 의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말의 '사랑'과 중국어의 '愛'와 영어의 'love'는 그 의미가 정확히 같지 않을 것이다. 우리말이 중국어나 영어를 만남으로써 그 의미는새로워지고 깊어지고 확장될 것이다. 한국어 '믿음'에 대응하는 산스크릿어는 슈랏다, 프라사다, 아디묵티의 세 가지가 있고, 그 의미가 각가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다른 언어를 만남으로써 우리는 '믿음'이라는 개념을 더욱 새롭고, 깊고 넓게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의 언어가 통일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강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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