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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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7-03 21:10 조회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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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시모
김미선
산비탈이 포말로 펄럭이고
새하얀 물너울 사이로
숱한 파도가 태어난다
영도다리 너머
푸른 이랑이 흔들리자
키 낮은 마을의 그림자가 넘나든다
시간의 껍질들이 반짝이며
먼 뱃길을 낳은 발자국 하나
종일 물보라에 잠긴다
쏜살같이 해안선의 맨발이
빠져나가는 모래톱
심해의 깊은 허리가 드러난다
배고픔을 기억하는 하늘 끝에 서서
새들은 긴 울음을 뱉는다
수평선의 아침이 까치발을 재고
잊혀진 뚝살들 일제히 일어선다
이제 가파른 선창은
부산하게 시린 눈을 뜨고
고단한 웃음소리를 토해낸다
추억은 가까스로 설레는 한낮을
흰여울길에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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