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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6-24 21:22 조회1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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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김수화

 

 

순간이네

하늘이 거꾸로 서는 것은

그림자 옮겨가던 해를 어느 목구멍이 삼켜버려

푸른 바람 와르르 쏟아져 징박아 살던 집이 건들건들 노닐어

지느러미처럼 고요한 울적함

그래서

반구대는 그의 단조롭던 시간의 환상이었던가

그 고장의 좁은 외길을 차로 받으며

퍼진 신발로 걸어 들며 일별한 산수유 새빨간 열매는

해숫병에 좋다하여

헝겊으로 기침을 싸안으며

칠 년 전의 그 사람은 문풍지도 없던 날

물가로 나가 시간을 심었던가

돌에 새긴 물짐승 들짐승 노는 모양

당신의 연장은 모두 몇이었던가

나는 고래의 출산을 목격치 못하여

머리에 새끼를 이고 물 밖으로 올려 호흡을 뚫는

그 어미 고래는 모든 모성의 전설이었군

좁은 물길 드나드는 터에 큰 고래 사슴들을 풀어

나를 한번 설득해 보시오

당신이 술고래가 아니었다면

아니, 당신을 소환하여 생생한 이야기나 허구들을 확인해야 할 것 같으오

당신과 내가 이 정결한 가을의 해를 어깨에 얹어

잠방이 걷어붙이고 그 물에 함께 서보시지요

잠방이에 대님 차듯 무슨 말이라도 해 볼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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