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봉사 단청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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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3-21 20:02 조회1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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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봉사 단청 아래
정정희
시주자 공덕비 옆 달마
이글거리는 태양이 달구어 불룩해진 배
가부좌하고 있다
매미 소리 계곡을 채우고
삼복더위 한 자락에 바람은 졸고 있다
법당 처마 밑에
태양을 피해 앉은 너와 나의 얼굴엔
시간이 숨 쉬고 간 그늘이 까맣게 내려앉고
열두 폭 치마를 두른 농익은 칸나꽃
얼굴이 붉게 탔다
편도행 추억이 이곳에 맴돌며
붉은 태양을 삼킨다
모든 게 흔적 없이 사라져도
기억해 주지 않는 우리의 시간도
너와 내가 합장한 기도의 손도
파란 하늘에 수놓은 구름처럼 흐르고
사방 환하게 밝힌 칸나꽃은 붉어서
잠시 멈춘 내 심장이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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