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활동 보고 - 부산의료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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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11-09 23:57 조회21,160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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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 부산의료원을 방문하여 언어 환경을 조사하였습니다. 큰 규모의 병원이라 간판이나 안내판, 게시물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유형별로 한두 가지만 제시하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간판을 보면,
한글형
그 다음은 한글+영어형
그 다음, 영어형
건물 이마에 커다랗게 쓴 대표적 간판이 한글 없이 영어로만 되어 있습니다. 입맛이 쓰네요.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멋진 건물들, 고층건물들의 이름은 전부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하기는 내가 사는 내집도 영어로 되어 있으니 남의 집을 탓할 수도 없네요. 우리는 모두가 외국어로 된 집에서 살고 외국어로 된 차를 타고 외국어로 된 옷을 입고 외국어로 된 약을 먹고 살고 있네요. 좀 이상하군요. 부끄럽기도 하고 ...
그 다음 영어, 한글 혼성형
우리나라 사람들은 번역하여 우리말로 쓰는 것보다 원어를 그대로 쓰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야 유식해 보이는 걸까요?
그 다음 영어, 한글, 외래어 혼성형
그 다음 한글, 외래어 혼성+영어형
그 다음 한글, 외국어 혼성+영어형
그 다음은 한글, 외래어 혼성+영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형
무려 5개국어로 만들어진 간판이 이채롭다. 필요하다면 더 많은 외국어로 써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자국어 없이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데 센터라는 외래어는 우리말로 번역이 안 되는 것인가? 중심처, 마루, 처, 관 등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간판이 이렇게 통일성이 없이 무질서한 것은 환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 안내판을 보면, 5가지 유형이 발견되었는데 먼저, 한글형(가장 많다)
그 다음 그림문자+외국어형
그 다음, 한글+영어형
멋진 안내판이다. '안내'라는 말을 풀어서 '저희가 도와드립니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이런식으로 우리말로 풀어서 표현하면 쉽기도 하려니와 피부에 와 닫고 재미도 있고 참 좋지 않은가?
그 다음은 한글, 영어 혼성형
그 다음, 영어형
아,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외국인 환자? 아니죠.
그 다음 게시판을 볼까요?
한글형이네요.
그 다음 게시물을 보면 네 가지 유형이 발견되는데, 먼저 한글형
그 다음, 한글+영어형
그 다음 한글, 외국어 혼성형
어우! '부산의료원 연혁'의 연혁은 어디로 가고 'History of' 라는 영어로 바뀌었네요. 있어 보이나요?
그 다음 한글, 외래어 혼성형
외래어가 어디 있지요? 아랫쪽을 잘 보세요.
그 다음 영어+한글형
그 다음은 전광판입니다.
빛이 반사되어 글자가 잘 안 보입니다.
다음은 세로막을 보실까요?
마지막으로 보람(마크)을 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영어 두문자를 모아 'BMC' 라고 하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군요. 여기서 보니 '센터'의 우리말은 '원'이군요.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꾼 걸 보면, 이 때의 '센터'는 '소'이고요, 그렇다면 센터는 처, 원, 소, 과, 계 등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있던 우리말을 버리고 아무데나 센터라는 말을 쓰는 것은 잘하는 일일까요?
이상입니다.
댓글목록
차동박님의 댓글
차동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준철 회장님의 쉬임없이 이어지는 우리말글 사랑 운동, 그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나 홀로 뚜벅뚜벅 걷는 그 발걸음이 힘겨워 보이지만, 머지않아 같이 가자는 동행인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차동박 올림